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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은 왜 생기는 걸까? (feat. 돈의 기원)

   Nov 29, 2023     5 min read     - Comments

오랜만에 글 쓰네요.

요즘 거시경제 및 자산관리에 대해서 공부를 하였는데, 공부한 것을 쉬운 형태로 좀 기록해보고자 합니다.


인플레이션

  • 쉽게 얘기하면,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것”

  • 이 말인 즉슨, “타 자산 대비 현금의 가치는 꾸준히 떨어진다”라는 말도 됩니다.

  • 대표적인 지표로는 CPI(Consumer Price Index)가 있습니다. 생필품에 속하는 품목들 약 8000여개를 기준으로 수치를 산출합니다.

  • 첨부드린 CPI 차트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물가는 안 내려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 그렇다면 인플레이션은 왜 발생할까요?


원래는 인플레이션 같은거 없었다

01. 물물교환에서 비트코인까지 : 네이버 블로그

  • 저는 모든 현상을 인간의 원초적인 감정과 본능에 기초하여 해석하는 편입니다.
  • 여러가지 해석이 있고 많은 요인이 있지만, 저는 ‘안정적이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사실 물물교환을 하던 원시시대엔 인플레이션 따윈 없었습니다.
  • 오, 세상이 순수하고 아름다워서 그랬을까요? 아뇨, 그럴리가요.
  • 그 때는 조금만 냅둬도 자산이 죄 썩었거든요 (쌀, 고기, 우유, 계란, 등).
  • 시간과 노력을 별로 들이지 않더라도 주변에 널려 있기도 했구요 (돌도끼, 풀, 짚섶, 등)
  •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산딸기 농사꾼의 비애

1년에 한달, 김해 산딸기 “맛보세요”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예를 들어 산딸기와 같은 과일은 인기가 많았어요. 산딸기가 조금만 있어도 쌀과 고기를 많이 바꿔줬죠.

  • 그래서 아예 자리잡고 산딸기만 농사짓는 사람도 생겼답니다.

  • 문제는 이게 봄에만 나는지라 산딸기 농사꾼은 봄에만 풍족하고 나머지 3 계절에는 굶어죽게 생겼거든요.

  • 나중에 먹을 것을 미리 쟁여놓으면 되지 않냐구요? 이 때는 냉장고, 저장식 그딴거 없었어요. 고기, 우유, 계란을 미리 받아놔봤자 3일도 안 돼서 상해서 의미가 없었습니다.

  • 그래서 농부는 꾀를 냈습니다. “야, 내가 산딸기 미리 줄테니까, 나중에 그만큼 나 필요한거 주는거다. 콜?”이라는 식으로요.

  • 나는 지금 주는 대신, 상대는 나중에 지불하는 계약. 좋아요. 이제 농부는 굶어죽지 않겠죠?


원래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다른 법이라고…

  • 당연히 굶어죽었죠! 세상은 그리 아름답지 않거든요.

  • 때가 되어 산딸기 농사꾼이 약속을 지키라고 하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돌아왔어요.

    • Case 1: “아아! 기억나지! 근데 내가 먹은 산딸기 한 박스는 지금 생각해보니 쌀 한톨이랑 비슷할 것 같아. 자 여기 쌀 한톨 받고 꺼져 ㅋ”

    • Case 2: “어~ 그 땐 그랬는데… 내가 지금 가진게 없어서 ㅎㅎ 나중에 생기면 줄게 ㅋ”

    • Case 3: “하아앙? 내가 그랬던가…? 아 몰랑 기억 안나 ㅋ”

  • 이래서 검은 머리 짐승은 키우지 말라는 거에요.


화폐의 필요성

  • 아무래도 이전에 약속했던 것을 보증해줄 수 있는 증표같은 것이 필요했습니다.

  • 그 것이 ‘화폐’. 우리가 ‘돈’ 이라고 알고 있는 것의 기원이 되었습니다.

  • 아무래도 쉽게 썩지 않는 것이어야 의미가 있어서, 조개껍질, 소금과 같은 것이 최초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 그리고 그 증표를 보증해줄 수 있는 중앙화된 관리기관 또한 필요했어요. 화폐 발행, 가치 유지, 위조 방지 등의 역할도 담당하면 좋구요.

  • 결국 이 것을 국가가 맡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한국은행이나 연방준비제도와 같은 기관이 그 예시에요.


돈의 순기능: 생산성의 증대, 경제성장의 원동력

화폐가 없었던 시절에는 필요 이상으로 생산을 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어짜피 자산이 썩어서 없어지기 때문이죠.

  • 그런데 썩지 않는 ‘돈’이라는 자산이 있다면…!? 그 시점부터 ‘저장’이라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 앞선 산딸기 농사꾼처럼 대량으로, 전문적으로 자산을 생산하는 부류가 생겨납니다.

    • 대량으로 생산해도 돈으로 바꿔서 저장하면 되구요.

    • 좀 더 품질 좋은 자산을 생산해야 남들보다 좋은 교환비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 이처럼 돈은 모두가 생산의 효율화를 추구하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직업, 회사, 경쟁 등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든 것이 여기서 시작되었어요.

  • 그 생산성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지표가 바로 GDP(Gross Domestic Product)입니다.

  • 생산성을 증대시킨다는 점은 너무 좋은데… 여기서 문제가 또 발생했습니다.


왜 돈을 안 쓰는데!?

욕구 5단계, 매슬로우 : 네이버 블로그

  •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에 따르면, 인간이 안전성을 추구하는 본능은 식욕, 수면욕 다음가는 수준으로 강해요.

  • 결국 물물교환 또한 최우선되는 생리적 욕구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자 한 방식이었어요. 사람은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하니까요.

  • 또한 안전에 욕구에 따라 사람들이 돈을 쓰지 않고 저장하려는 경향이 나타나요.

  • 이러면 좋지 않아요. 돈 또한 자본이기에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아무도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은, 그 누구도 돈을 벌지 못 한다는 말이 돼요.

  • 이대로면 인간의 본능에 의해 탄생한 돈이라는 것이, 다시 인간의 본능에 의해 무용지물이 되게 생겼어요.

  •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돈을 안 써…? 응, 찍어서 뿌리면 그만이야~

아이소메트릭 돈 인쇄기 인쇄 지폐 컨베이어 벨트 금융

  • 애초에 돈이 돌지 않는다는 상황(=유동성 고갈)은 국가에도 치명적이에요.

    • 애초에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힘이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국민들의 1, 2차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는 화폐를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거든요.

    • 그런데 돈이 돌지 않는다는 것은 그 화폐라는 것이 무용해지는 것이고, 국민들은 나라가 정해놓은 규칙을 따를 이유가 없겠죠.

    • 그렇게 사회가 혼돈에 빠지게 되는거에요.

    • 실제로 자국의 화폐가치가 폭락한 짐바브웨, 터키, 나이지리아 등의 국가는 치안이 좋지 않고, 국민들의 무정부주의 성향이 강한 편입니다… (2023.11.30. 기준)

  • 그런 극단적인 상황을 막기 위해, 국가에서는 화폐를 추가 발행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유동성을 공급해요.

    • 국가의 생산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통해 공급해요.

    • 코로나 지원금처럼 대놓고 뿌리는 경우도 있어요.

    • 은행 저축예금의 이자로 공급하기도 해요.

  • 그러면 돈이 생긴 사람들이 생필품 마련을 위해 돈을 쓰고, 돈이 돈다는 것을 안 사람들은 돈을 더 벌기 위해 다시 생산을 하고, 선순환이 다시 시작돼요.

  • 아하! 그러면 이렇게 현금 유동성이 마를 때마다 계속 돈 찍어서 공급하면 되는걸까요!?


인플레이션

  • 그 결과가 처음에 얘기했던 인플레이션이에요.

  • ‘돈을 제외한 자원의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돈의 총량은 늘어난다?’ → 당연히 다른 자산 대비 돈의 가치가 떨어집니다. → 쉽게 말해서 물가가 오른다는 말이에요.

  • 인간의 생존욕구가 돈을 만들었고, 그 욕구가 또 인플레이션을 만듭니다.

    결국 인플레이션이 없어지려면 인간의 욕심이 없어져야 하는데… 말도 안되죠 그건.

  • 따라서 저는 근본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없어질 수 없다고 봅니다.

  • 우리가 재테크를 공부하는 것은 “내 자산의 가치가 인플레이션을 따라라도 가게 하는 것”입니다. 이를 “인플레이션을 헷지(hedge)한다”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 이 인플레이션 수치보다 높은 수익률이 났다면 ‘시장을 이겼다’라고 추앙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투자자들은 오랜 기간동안 꾸준히 시장을 이겨 온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 인플레이션은 경제 분야에선 항상 뜨거운 감자이며, 많은 정책과 상황이 이 것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절대로 소홀히 하면 안되는 개념입니다.


마치며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이 복잡한 얘기지만, 제 나름대로 핵심을 짚어서 포스팅을 작성 해 봤습니다.

원래는 ‘python으로 한국형 올웨더 포트폴리오 짜는 법’에 대해서 올리려고 했는데, 올웨더 포트폴리오 자체가 “인플레이션은 계속 발생한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는지라… 왜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는 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해서 이렇게 포스팅하게 되었습니다.

저 또한 이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깊어진 것 같아 뿌듯합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