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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파산 사태에 솔라나로 수익실현 시리즈 1 - 들어가며

   Nov 27, 2022     6 min read     - Comments

[어디선가 가져온 FTX 파산 타임라인]


[Left: 6~12일 sol 가격 차트. Right: 9~11일 sol 현물 선물 갭 퍼센테이지.]

[4일만에 $38에서 $12.5로 3분의 1토막이 나고, 현선갭이 30%까지 벌어졌다]


Intro

이제는 모두가 다 아는 사건인 FTX 파산 사태. (잘 모르겠다면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자)

루나 사태가 다시 연상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의 시드가 며칠 만에 수십%씩 갈려나갔다.

시장에서 돈을 잃은 사람이 있다면 그 만큼 돈을 번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레버리지로 인한 거품이 빠지는 시점에선 대부분의 사람이 돈을 잃는다. 씁쓸한 일이다…

제로썸 게임이라는 근간이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돈을 벌어서 나간 사람들의 뒷감당을 남은 사람들이 할 뿐이고, 시장이 제 자리로 돌아가는 아주 정상적인 현상이다.

제목보고 달려온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기운 빠지는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자.


재밌는 점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크게 돈을 벌어가는 사람이 항상 있다는 것.

단순히 고점에서 숏을 걸었던 사람도 있었겠지만, 나는 트레이딩에 소질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은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이러한 팬데믹에서, 갭 차익을 통해서 돈을 번 방법다른 곳에서 소개되지 않은 나만의 방법을 이야기 할 예정이다.

…만 이번 포스팅은 그러한 매매를 하기 전의 배경과 가설, 전략 수립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 할 예정이니, 직접적인 매매 방법이 궁금한 분들은 다음 포스팅부터 읽어주셨으면 한다.



배경

내가 이 포스팅에서 이야기하는 시점은 빨간 동그라미 친 한국 시간으로 11월 8일에서 9일 넘어가는 새벽이다.


11월 8일. 샘 뱅크먼이 사실 상 항복을 선언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숏 포지션에 들어간다.

근거는 너무나도 많았다. 숏을 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1. FTX, 알라메다 리서치의 파산 물량 정리로 의한 sol 쪽 자산 덤핑이 확실시 됨

  2. FTT를 기반으로 한 거품이 매우 크다는 것이 만천하에 밝혀짐

  3. sol 생태계의 주요 CEX였던 FTX의 몰락

  4. validator나 VC, 고래들의 자산가치 유지를 위한 숏 헷지

  5. 전체적으로 만연한 공포에 따른 개미들의 패닉셀

  6. 숏 매도세에 편승하는 봇과 트레이더 무리

  7. 대규모 청산 구간을 노린 숏 세력의 작전

  8. 다 얘기하려면 밑도 끝도 없으니 이만 하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철수, 영희, 바둑이, 옆집 순이 할머니까지 모두가 한 마음이 되어 숏을 치는 상황이 일어난다.


가설 추론 과정

여기서 내가 주목한 부분은 7번인데, solana 생태계의 대표적인 렌딩 플랫폼인 solend의 청산맵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sol 가격은 $25 ~ $28 구간에 있었는데, $22에 많은 마진 청산 물량이 몰려 있었다]

만약 10~20%만 더 떨어진다면 대량의 sol 청산이 진행되는데, 이를 노리고 숏 세력이 작전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게 어떤 의미인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스퀴징, 커버링에 대한 아래 링크를 참고해보자)

또한 청산맵을 확인해보니 바이낸스/바이빗 둘 다 대규모 숏 포지션이 잡혀있었다.

[bybit에 $31 즈음에 청산되는 대규모 숏 포지션이 있었고, 이는 binance도 마찬가지였다]

규모를 보니 개미들이 걸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고, 기관/고래급 숏 포지션이 있는 것은 확실해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추측할 수 있는 일반적인 숏 세력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다

  1. sol 현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세력이 대규모로 숏을 걸고

  2. 현물을 $22까지 덤핑하면서 청산과 시장의 패닉셀을 유도하고

  3. 청산 이후에 싸진 sol 가격대에 숏 포지션을 종료하면서 수익 실현

  4. 그리고 작업 시작했을 때보다 싼 가격에 원래 가지고 있던 수량 보충

  5. 결과적으로 현, 선물에서 모두 이득!

지금 잡혀있는 대규모 숏 물량은 1번 단계일 것이다. 꽤 그럴 듯 하지 않은가?

“그러면 어짜피 $22까지는 내릴텐데, 지금 숏 진입해서 그 즈음에서 익절하면 개꿀? ㅎㅎ”

라고 생각하며 숏 진입했다면, 지금 이 글 쓰고 있는게 아니라 마포대교에서 한강 내려다 보면서 울고 있었을 것이다.


왜냐면 그 시나리오에는 치명적인 맹점이 하나 있었는데.

‘무슨 근거로 대규모 숏 포지션 세력과 현물 덤핑 세력이 같은 편이라고 확신하는가?’

[생각해보자. 나는 세력이다…]

만약 두 세력이 같은 편이 아닌 별개의 세력이라고 가정하고, 본인이 현물 덤핑 세력의 입장이 되어보면 이게 왜 중요한 지 알 수 있다.

  1. $22 청산물량이 맛있어 보여서 한창 덤핑작업을 하고 있는데, 나의 이런 의도를 눈치채고 누군가가 대규모 숏을 걸었다.

  2. 어짜피 내릴거긴 한데… $31 쪽에 있는 선물청산 물량도 아주 맛있어보인다.

  3. 마침 지금 거래도 없어서 호가도 텅텅 비었고… 가격 조작하기엔 최적의 때이다.

  4. 그러면 너무나 당연히 “그냥 원래대로 $22 쪽 물량만 먹을까…? 아니면 $31 쪽 물량까지 먹을까…?”같은 고민을 하게 된다.

따라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은 아래처럼 2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 두 세력이 같은 편이다 -> 다이렉트로 $22 직행 (바로 내린다)

  • 두 세력은 다른 편이다 -> $31 찍고 $22 직행 (올랐다가 내린다)

결국 $22까지 내린다는 것인데, 그러면 청산라인 넉넉하게 잡아놓고 숏 포지션 걸면 되는걸까?


하지만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 의심이 남아있다.

‘그냥 있지도 않은 것 가지고 내가 혼자 망상하는 것이라면?’

좀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다. 오른다는 것도 아니고, 내린다는 것도 아니고, 애초에 가설이 틀릴 수도 있다는 얘기니까…

하지만 이렇게 끝없이 자신을 의심해야 결국 살아남을 수 있다.

그리고 애초에 $22가 위험하다는 것은 동네방네 퍼져 있었기 때문에 다들 나와 같은 생각은 하고 있을 것이다.

이 시장에서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볼 때는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 이 것은 진리.

결국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났다.


전략

무포지션으로 관망한다

실컷 떠들어놓고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일까 싶겠지만 ‘관망’은 종종 아주 좋은 선택지이다.

결국 둘 중 하나 아닌가.

  1. 만약 그저 나의 망상이었다면, 시드를 지켰다는 안도의 한숨 쉬고 그냥 자면 된다.

  2. 실제로 $31, $22를 찍는다면, 청산물량으로 인한 급격한 변동이 생긴다.

큰 변동성이 생기는 순간엔 무조건 먹을거리가 생긴다. (선선갭, 현선갭, 김프 보따리, 등)

그러니까 지켜보고 있다가 그 때 진입해도 늦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결과

[정확히 $31 라인 가서 선물 청산시키고 천천히 내리꽂아서 마진까지 청산시킴]

[이 때 발생한 현물과 선물 갭이 최대 9%]

‘욕심쟁이 현물 세력 형님의 $31, $22 청산 물량 모두 다 냠냠 시나리오’로 결론이 났다.


그래서 이게 무슨 의미가 있었나 싶은 사람도 있을테니까 조금 부연설명을 하면.

예를 들어 현선갭을 노리고자 했다면, 사실 우리가 필요한 정보는 딱 3가지다.

  1. “어디와 어디를 필두로 갭이 생길 것인가?”

  2. “얼마나 갭이 벌어질 것인가?”

  3. "언제 진입하는 것이 가장 최적의 타이밍인가?"

이 분석을 통해 나는 $22에서 줄청산이 나는 때가 가장 최적의 타이밍이라는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었고, 그 때가 오자마자 망설이지 않고 남아있는 모든 시드를 배팅했다. (9%까진 아니고 7~8% 대에 잡은 것 같다)

나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가장 최적의 매매 타이밍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당연히 수익으로 이어져서 새벽에 잠 못자고 붙어있던 보상을 받았고.

아침에 퀭한 눈으로 출근했지만 너무나도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1, 2번은 어떻게 예측할 수 있는지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계속 공부 하다보면 언젠가는 그러한 역량까지 갖출 수 될 수 있겠지.


마치며

누군가에겐 쓸데없는 얘기였을 것이다.

다들 당장 쉽게 돈 버는 방법이 궁금하지, 이런 어려운 얘기들과 내 견해 따위는 별로 궁금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나는 이 시장의 본질을.

  • 무지성 가즈아 외치다가 쳐물려서 가치투자하는 장투 개미

  • 세력의 존재를 알고 그들을 숭배하는 단타 개미

  • 그 개미들 쌈짓돈 털어먹으려는 고래

  • 그 고래를 털어먹으려는 또 다른 고래

  • 그 고래 싸움의 부스러기 주워먹으려다가 새우등 터지는 개미

  • 이 모든 것을 알기에 매일 불안에 떨며 살아가는 의심병 말기 환자

들이 모여서 다 같이 잘 해보자고 하는 곳이 이 크립토 시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어떤 상황이든, "누가 누구를 등쳐먹으려고 하는가?"라는 관점으로 해석하면 꽤나 승률이 높은 편이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케이스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내 생각이고…

내가 무지성 투자자가 아니라는 보장도 없기에, 나 또한 언제 어떻게 한 순간에 모든 자산을 날릴 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하고, 글도 남기고 하는 것이다.

자산을 날리더라도 지식과 경험을 남기고, 졌지만 잘 싸웠다는 기분이 들고 싶어서.

그렇기에 재테크를 하더라도 오로지 돈을 버는 것이 모든 것이 되면 안된다.

내가 투자한 시간이 헛된 경험이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돈 이외의 가치 또한 만들어야 한다.


서론이 길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매매 방법을 자세히 이야기해보자.